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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서 커제의 십번기에 대한 중국기사 - 1 (한큐)

바갤유동 2022. 4. 2. 11:53

评述:当今十番棋,不过是一场飞花令

현재의 십번기는 이미 술자리의 유희에 불과하다

원문링크

 

 

据 体坛周报 报道

体坛周报全媒体记者谢锐报道  十番棋最鼎盛的时期莫过于吴清源时代,在大媒体的加持下,十番棋成为超出棋界之外的真剑胜负,谁能赢得十番棋,谁就是无可争辩的棋界第一人。

 

체운주보의 시에뢰이기자의 보도에 따르면, 십번기가 가장 융성했던 시기는 오청원 시대가 최고로, 대형 매체들의 후원 아래 십번기는 바둑계의 진검 승부를 넘어, 누가 십번기를 이기면 그 사람이 바로 의심의 여지없이 바둑계의 제 일인자가 되는 것이었다.

 

从1939年吴清源、木谷实镰仓十番棋开始,一直到1956年吴清源、高川格十番棋落幕,近20年时间里,吴清源与日本七位一流高手进行了十次十番棋,将对手一一打至降格。不仅是战绩一边倒,而且在棋上,吴清源展现出了高出世人一筹的想象力、创造力,谓之为“棋神”实至名归。

1939년의 오청원과 기타니의 10번기를 시작으로, 1956년의 오청원과 다카가와의 10번기가 막을 내릴 때까지, 오청원은 7명의 일본 일류기사들과 10차례의 십번기를 진행하였으며, 상대와의 칫수를 고쳤다. 단순히 성적만 일방적이었을 뿐 아니라, 오청원은 사람들의 상상력과 창조력을 넘어서는, 속칭 "바둑의 신"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바둑을 펼쳐 보였다.

 

 

但吴清源却对十番棋极其敬畏,他在自传中写道:“十番棋历来是最为残酷的赛事,除奖金丰厚外,更是赌上棋手尊严的比赛。擂争十盘棋如同武士真刀实剑的战斗一样,两雄争霸,必有一伤,实在是一种极端残酷的对局。若有一方被击败,本应为平等待遇的胜者一方,便会截然分明地比对方在棋力上拉开高出一段左右的等级差。之后,败者是再也不能与胜者平摆地对局。一旦被人降服,就会身败名裂,如果不能东山再起、重霸擂台,其结局只能是从棋界的第一把交椅上跌落下来,永远被人们遗忘和抛弃。实际上,重整旗鼓、再次争霸的机会微乎其微,因此,擂争十盘棋可说是一场悬崖上的决斗。特别是在争夺棋界第一把交椅的擂争胜负中,一方面,胜者名扬四海、誉满天下;另一方面,败者一蹶不振、棋士生命就此断送。这也是十番棋给职业棋士带来的无情命运。”

 

그럼에도 오청원은 십번기에 대해 경외심을 품었으며, 자서전에서 말하기를 : "십번기는 가장 잔혹한 형태의 시합이다. 상금도 크지만, 동시에 기사의 존엄을 걸고 싸우는 시합이다. 10번기라는 것은 마치 무사가 진검을 가지고 겨루는 것과 같아, 두 영웅이 패권을 놓고 싸우면 한쪽은 상처를 입지 않을 수 없기에, 사실상 가단 극단적으로 잔혹한 대국이다. 일단 한쪽이 패한다면, 원래는 평등한 관계에서 승자와 패자 사이에는 "1 단"정도의 등급의 차이가 생기게 되는 것이다. 그 후 패자는 다시는 승자에게 동등한 입장에서 (총 호선) 대국을 펼치지 못하게 된다. 일단 지게 된다면 명예는 사라지고 다시 재기할 수 없다면 그 대국은 바둑계의 일인자의 자리를 다음 세대에 물려주고 내려오는 대국이 되는 것이며,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히게 될 것이다. 사실상 다시 북과 기치를 내걸고 도전할 수 있는 기회는 아주 적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십번기라는 것은 마치 절벽 위에서 벌어지는 결투와 같다고 할 수 있다. 특히 바둑계 일인자의 자리를 놓고 펼쳐지는 승부에서는 승자는 천하에 떨치는 명예를 얻지만, 패자는 기사로서의 생명이 끊기는 것과 다름이 없다. 이것 또한 십번기를 두는 기사에게 따라오는 무정한 운명이다.

 

 

吴清源对十番棋的描述有点长,也正好印证了他对十番棋无比深刻的痛彻感知。不过他的所述有两个要点,其一是落败一方今后失去平等对弈待遇,即被降级,相当于以后两人对局时不再是一个级别,这恐怕是比没有奖金更为耻辱的惩罚;其二是败者的棋士生命都可能断送。

 

오청원의 십번기에 대한 기술은 조금 긴 편이나, 오청원의 십번기에 대한 격렬하고 아픈 인식을 정확하게 보여준다. 그러나 그의 글에는 두 가지의 중요한 점이 있다. 첫 번째는 패자는 동등한 지위를 잃게 된다는, 다시 말해서 강단 되어 이후로는 양자 간 대국에서 동등한 호선 대국을 둘 수 없다는 것으로 이는 상금을 얻지 못하는 것보다 훨씬 치욕적인 것이다. 두 번째는 패자는 기사로서의 생명이 끊어진다는 것이다.

 

之所以会有如此惨烈的结果发生,原因是吴清源时代的十番棋是棋界最重赛事,万众瞩目;执黑一方不贴目,所以连败四局后必须降级;那时棋手职业生命相当长,吴清源保持强大20多年鲜有对手,所以他的十番棋对手轮换着上场。

 

이러한 참혹한 결과가 발생할 수 있었던 것은, 오청원 시대의 십번기는 모두가 주목하는 가장 커다란 시합으로 흑이 덤을 내지 않았기 때문에 연달아 4판을 지게 된다면 반드시 강단 할 수밖에 없었다. 당시에는 기사의 생명이 상당히 길어, 오청원은 약 20년간 끊임없이 라이벌이 있었으며, 그와의 10번기에는 계속 새로운 상대들이 나타났다.

 

但随着本因坊、名人、棋圣等头衔战的竞相创办,十番棋的地位以及关注度都不如前。吴清源写道:“那种(十番棋)血刃决斗式的对局已然灭绝而值得当今棋士们庆幸。现在各种头衔战,即使是败北一两次也无妨,既无损于名誉,又不会引起交手棋份的改变,而且还存在许多次挑战的机会。另外,头衔非常之多,对谁是第一高手,无人公正地来排座次。对于棋士来讲,当今棋战是只加不减、只升不降的各种头衔制比赛而已。”

그러나 본인방전, 명인전, 기성전 등 타이틀전이 다투어 나타나면서, 십번기의 지위와 관심도는 예전만 못하게 되었다. 오청원은 말하기를 "십번기라는 피투성이의 대결 방식이 이미 사라진 것은 지금 기사들에게 축복이라 할 만하다. 현재의 타이틀전은 한 두 차례 패배하더라도 명예에 흠이 되지 않으며, 상대와의 치수에도 영향을 주지 않고, 계속 도전 기회가 있다. 또한 타이틀전 그 수도 많아 누가 가장 최고수인가 하는 것은 누구도 확실하게 정할 수가 없다. 기사들에게 있어서 이러한 상황은 득만 있고 실은 없는 것으로 승단만 있고 강단은 없는 시합이라고 할 수 있다."

 

2014年古力、李世石十番棋以古力2比6落败告终,但2015年古力再获春兰杯冠军,倒是李世石再无世冠进账;2020年朴廷桓、申真谞七番棋以0比7结束,但翌年朴廷桓2比1胜申真谞,夺得三星杯冠军。可见,十番棋早已失去当年那个土壤、环境,仍是真剑胜负不假,但已无须在悬崖边进行。

 

2014년의 구리와 이세돌의 십번기는 구리의 2:6 패배로 끝이 났으나, 2015년 구리는 춘란배에서 다시 우승을 차지하였으며, 반면에 이세돌은 무관으로 전락하였다. 2020년 박정환과 신진서의 7번기는 박정환의 0:7로 패배로 끝났으나, 그다음 해 신진서는 삼성화재배에서 신진서를 2:1로 꺾고 타이틀을 차지하였다. 십번기는 이미 과거의 풍토와 환경을 상실하였으며, 여전히 진검승부이기는 하나 더 이상 낭떠러지에서 펼치는 대결은 아니다.

 

而且,AI时代,棋手们都拥有AI这位共同的棋艺导师,只要坚持系统训练,用心利用AI,就会脱颖而出,各领风骚数年。十番棋对决,比拼的不再是个人的创造力、想象力、灵活力,更多的却是记忆力和熟练程度。即便是柯申十番棋对决,场外一大帮业余棋手用绝艺来评判他们的高低,就像是一个个菜鸟级的监考老师手持标准答案,检验两位博士生答题比赛一样。这样的十番棋,哪还会有镰仓对决时的生死相拼气息?又哪看得到范西屏、施襄夏十番棋时的高山流水、神韵飞扬?难道不更像是一场诗词大会中的飞花令表演吗?

 

더구나 AI시대에, 기사들은 모두 인공이라는 공동의 사부를 두고 있으며, 체계적으로 훈련만 한다면 알을 깨고 나와 시대를 풍미할 수 있다. 십번기는 이미 더 이상 개인의 창조력, 상상력, 임기응변을 겨루는 것이 아니라 기억력과 숙련도를 겨루는 것이 되었다. 더구나 커제와 신진서의 십번기가 된다면, 관전하는 수많은 아마추어들조차 절예의 참고도와 승률을 참고하면서 누가 잘 뒀네 못 뒀네 평가질을 할 것인데, 이는 마치 신참 교사가 손에 모범 답안지를 들고 두 명의 박사학위 보유자에게 퀴즈 시험을 내는 것과 비슷할 것이다. 이런 십번기가 어떻게 가마쿠라 막부 시대의 목숨을 걸고 싸우는 듯한 기세가 있을 것인가? 또한 판시빙, 스랑샤의 십번기처럼 우아한 품격을 볼 수 있을 것인가? 술자리에서 벌어지는 게임처럼 되어버리지 않겠는가?

 

 

(역주  1: 판시빙, 스랑샤는  청나라 시대의 유명한 바둑고수들)

 

(역주 2 :  원문의 飞花令은 고대 중국에서 유행하던 일종의 술자리 게임으로, 게임 참가자는 정해진 시점에 정해진 규칙에 맞는 시구를 외쳐야 하며, 동시에 같은 글자나 시구를 외쳐야 하는 규칙 때문에 현재의 인공지능이 보여주는 수를 절대적인 답안처럼 따라가게 세태를 풍자한 것으로 보인다)

 

원문 작자 : 谢锐

 


 

아래는 본 기사에 대한 중국 댓글 중 찬반이 많은 일부 댓글

▶是在为某些决策者洗地吗?
   이 글은 모모 높으신 결정권자를 위해 미리 사전작업 하는 건가?

▶那些本来说网棋不算,一定要下面棋的人,怎么现在纷纷改口了?
   인터넷 바둑은 인정 못하고, 대면대국으로 두어야 한다고 떠들어 대던 사람들은 지금 죄다 딴소리 하네?

(신진서가 이 글 작성시점까지 중국기사들 상대로 초유의 24연승을 거두면서, 특히 커제가 신진서에게 패배후 SNS에서 신진서의 치팅이 의심된다는 뉘앙스의 글을 올린 후로 일부 중국 바둑팬들이 그에 동조하는 흐름이 생겨났으나, 전반적으로는 신전서를 당연히 세계1인자로 인정하는 중국팬이 훨씬 많다. 이 댓글은 당연히 신진서를 1인자로 인정하는 바둑팬이 치팅을 의심하던 중국팬들을 비판하며 단 댓글이다)


▶还是别比了,柯绝对是炮灰,结果会很难看,甚至会断送他的大棋士生涯
   십번기 하지말자, 커제는 절대 못이겨. 눈뜨고 못볼 결과가 될 거라고, 심지어 커제의 기사생명을 끊어버릴 수도 있다고

▶口嗨后又不接招不是更难看吗?
    그동안 열심히 침튀기다가 (은연중 신진서 치팅을 암시하다가) (십번기) 제안을 거절하면 더 꼴사납지 않을까?

▶ 恐怕本来就不是什么大棋士吧
    어쩌면 커제가 본래 대단한 기사가 아니었을지도 모르지

▶柯洁想下,领导不想
   커제는 두고 싶어하더라도 협회에서 원하지 않을걸?
 
 

이 기사 외에도 한큐 채팅창등에서 중국 팬들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보면, 이미 명실상부한 세계 일인자는 신진서이기 때문에 지금 십번기를 두어서 커제가 지더라도 별 손해는 없고, 혹시라도 이기게 된다면 지금의 분위기를 뒤집을 수 있기 때문에 이기든 지는 손해가 없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인식들이 보이는데, 또 한편으로는 어차피 신진서가 이기는 것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흐름도 보이네요.

다만 현실적인 문제는 스폰서가 나와 줄 것인가, 그리고 커제와 중국바둑협회가 한국기원의 제안을 받아들일 것인가 하는 문제네요.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대국시점과 장소도 문제가 될 듯합니다.

무엇보다도 대국 장소가 민감한 사안이 될 듯 합니다.

 

현재 중국은 여전히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인하여, 해외에서 중국으로 입국시 국적을 불문하고 (중국인 포함) 지역별로 최소 2주에서 길게는 4주에 이르는 격리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기본이 3주라고 보면 됩니다) 

이러한 격리정책 아래에서 두 선수가 중국과 한국을 왕래하며 십번기를 진행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리일 것입니다.

 

커제 선수가 한국으로 온다고 하더라도 커제 선수의 입장에서 적지인 한국에서 십번기 10판의 대국을 모두 둔다고 하면 그 또한 불공편하다고 반발할 것이며, 신진서 선수가 중국으로 가서 십번기 10판을 소화한다는 것도 동일한 문제가 생길 것입니다.

 

제1회 응씨배 결승 4국과 5국을 싱가포르에서 진행했던 것처럼 제3국에서 진행하는 것이 차선책이 될 수는 있겠네요